2012.11.08 19:33

오바마를 이젠 믿어도 될까요?

이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아니고 롬니가 됐을 경우 2013년 이후 한반도는 끔찍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2008년 당시의 시사IN 표지가 '그를 믿습니까'였던 것처럼 그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 역시 경계한다. 


물론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2기에 접어들어서야 비로서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 사슬로부터 조금은 벗어나 자신의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에서 1기 때보다는 낫겠지라며 기대를 가질 수는 있다. 반면 금년 초 그의 아시아 복귀 선언 이후 동북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결코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기대만 갖고 있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지금 미일동맹을 중국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하려 하고 있다. 5월1일의 오바마-노다 정상회담에서 등장한 '동적인 미일동맹'이란 개념이나 8월15일 발표된 민주.공화 초당파 정책제언 보고서에서 구체화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싸울 수 있는 일본'이라는 개념 등은 모두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는 극우적 방향의 정계 개편 및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의 배후가 바로 현 오바마 미국 정부라는 점을 극명히 드러낸다. 물론 미 정부내에도 입장의 편차는 있겠지만.


아시아 복귀 이후 나타난 이 흐름은 이미 센타쿠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이라는 큰산을 넘었고 더구나 이번 제 18차 중국 공산당 대회 이후 등장할 시진핑체제가 역대 최약체의 리더쉽을 가진 불안정한 정권이 될 가능성이 있는 등의 흐름을 타고 대세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오바마가 당선되도 이 흐름은 변치 않을 것이다. 오죽하면 엊그제 발표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외교안보통일정책 내용 중에 꾼들만이 알 수 있는 형태로 군확 노선의 지속을 암시하는 용어가 버젓이 들어가 있었겠는가. 


따라서 1219 이후 등장할 한국의 차기 정부에게 아시아로 복귀 중인 오바마의 미국은 남북관계의 복원 및 평화로운 상생에 있어 가장 큰 맞바람이자 시련이 될 수 있다. 


오바마 1기 때 얻은 교훈은 사람이 중요하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대통령이 알아서 우리 입맛에 맞게 절대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의 갖은 사탕발림을 즐기며 한반도 현실에 짐짓 눈을 감아버림으로써 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한 게 바로 그였다. 정말 그를 믿습니까였던 것이다. 지금은 단지 무력한게 아니라 동북아의 호전적인 군확노선의 선봉에 서있는 그를 상대해야 한다. 북상하는 태풍에서 한반도를 안전지대로 이끌 경륜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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